법령에 ‘할 수 있다’와 ‘하여야 한다’가 쓰일 때 의미 차이
법률 용어의 미묘한 차이가 내 권리를 바꿉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약서를 쓰거나 관공서의 안내문을 읽을 때 수많은 법적 문구를 마주합니다. 뉴스나 신문에서도 법안 통과 소식을 전할 때 법조문 내용을 자주 다루곤 합니다. 이처럼 법령은 우리 사회의 규칙을 정하는 가장 강력한 기준이지만, 막상 읽어보면 어렵고 딱딱한 한자어나 행정 용어 때문에 쉽게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흔하게 등장하면서도 일반인들이 그 의미를 대충 넘겨짚기 쉬운 표현이 바로 할 수 있다와 하여야 한다입니다. 이 두 표현은 글자 수 몇 개 차이 나지 않는 사소한 부분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우리 권리와 의무를 따질 때는 하늘과 땅 차이만큼 엄청난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계약을 체결하거나 민원을 제기할 때, 혹은 억울한 일을 당해 법적으로 대응할 때 이 두 단어의 정확한 의미를 모르면 큰 손해를 볼 수 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법령 속 이 두 표현이 가지는 진짜 의미가 무엇인지, 실생활에서는 어떻게 다르게 적용되는지, 그리고 우리가 흔히 하기 쉬운 오해는 무엇인지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법의 문장 속에 숨겨진 비밀을 풀어나가며 여러분의 권리를 지키는 실용적인 지혜를 넓혀보시기 바랍니다.
할 수 있다는 선택의 자유를 뜻합니다
법령에서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면 이는 기본적으로 재량권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즉, 반드시 그렇게 해야 하는 의무가 아니라 당사자가 상황을 판단하여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준 것으로 이해하면 됩니다. 법률 용어로는 이를 임의규정 또는 재량행위라고 부릅니다.
예를 들어 어떤 법조문에 관할 행정청은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실태조사를 할 수 있다고 적혀 있다면, 이는 행정청이 무조건 조사를 나가야 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행정청이 직접 상황을 살펴보고 조사가 꼭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나가고, 굳이 필요 없다고 생각되면 안 나가도 그 자체로 위법이 되지 않는다는 의미입니다.
실생활에서 이 표현을 마주할 때 중요한 점은 권리나 혜택을 요구할 수 있는 근거는 되지만 상대방에게 강제할 수는 없다는 것입니다. 상대방이 이 권리를 행사할지 말지는 전적으로 그들의 판단에 달렸기 때문에, 우리가 이를 무조건 해달라고 떼를 쓰거나 법적으로 강제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상대방의 임의적인 협조나 선처에 기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 표현의 한계를 정확히 인지하고 접근해야 합니다.
하여야 한다는 반드시 지켜야 하는 의무입니다
반면에 하여야 한다라는 표현이 사용되었다면 이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강제 규정, 즉 기속행위나 강행규정을 의미합니다. 법에서 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반드시 그 행동을 이행해야 하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을 위반한 것이 되어 처벌을 받거나 행정 처분의 대상이 됩니다.
자동차 운전면허를 취득한 사람은 정해진 기간 내에 적성검사를 받아야 한다거나, 세금을 부과하는 기관은 납부기한이 지나면 가산세를 부과하여야 한다와 같은 문장이 대표적입니다. 여기서 행정청이나 개인은 귀찮거나 상황이 여의치 않다는 이유로 이 행동을 건너뛸 수 없습니다. 무조건 법에서 하라고 시킨 그대로 이행해야만 합니다.
우리 일반 시민의 입장에서 이 표현은 아주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습니다. 국가나 공공기관의 법령에 국민은 이러저러한 지원을 신청할 수 있고 기관은 이를 지원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면, 기관은 예산이 부족하다는 등의 이유로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요건만 맞으면 무조건 해줘야 하는 의무가 기관에게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나의 권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싶을 때는 이 표현이 들어간 법조문을 찾아내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생활 계약서에서 마주하는 두 표현의 위력
국가 법령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에서 작성하는 각종 계약서나 약관에서도 이 두 표현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전월세 계약서, 근로 계약서, 물품 구매 계약서 등을 꼼꼼히 읽어보면 이 단어들이 숨어 있습니다.
임대차 계약서 특약사항에 임대인은 임차인의 요구가 있을 경우 도배를 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다면, 임차인은 입주할 때 도배를 강력하게 요구할 수 있고 임대인은 이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만약 임대인은 도배를 해줄 수 있다고 적혀 있다면, 임대인이 마음이 바뀌어 도배를 안 해준다고 해도 계약 위반으로 삼기 어렵습니다.
근로 계약을 맺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회사가 복리후생 제도를 운영하면서 회사는 사내근로복지기금을 통해 직원에게 학자금을 지원할 수 있다고 적어두었다면,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져 지원을 중단해도 직원들은 이를 법적으로 강제할 수 없습니다. 반면 법정 의무 교육 등에 대해서는 회사는 반드시 교육을 실시하여야 한다고 되어 있으므로 회사가 이를 어기면 과태료 처분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계약을 맺거나 문서를 작성할 때 상대방에게 확실한 의무를 지우고 싶다면 할 수 있다보다는 하여야 한다라는 문구를 넣도록 요구해야 합니다. 반대로 내가 불리한 입장에서 계약을 맺는다면 상대방에게 과도한 의무를 지우지 않는 방향으로 조율할 때 이 표현들을 세밀하게 살펴보아야 합니다.
법령 해석에서 자주 발생하는 오해와 진실
법률 문맹에서 벗어나기 위해 법조문을 직접 찾아보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문구를 오해하여 낭패를 보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문장에 단호한 어조가 포함되어 있다고 해서 무조건 강제 규정인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문맥상 의미를 명확히 하기 위해 할 수 있다는 표현 대신에 권한이 있다는 표현이나 인정한다 같은 단어를 쓰기도 합니다. 반대로 하여야 한다는 표현 대신에 이행하여야 한다, 준수하여야 한다 외에도 당연히 그러해야 한다는 뉘앙스의 표현이 숨어 있을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문장 끝에 붙은 서술어의 법적 성격을 파악하는 것입니다.
또한 일반인들이 가장 흔하게 하는 오해 중 하나는 할 수 있다는 표현이 적혀 있으면 아무 때나 내 마음대로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비록 법령이 어떤 행위를 할 수 있다고 재량을 부여했더라도, 그 재량권에는 한계가 존재합니다. 행정법상 재량권의 일탈이나 남용 금지 원칙이 있어서, 상식에 어긋나게 자기 마음대로 권한을 휘두르면 사법 기관에 의해 취소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되어 있어 당장 실행해야 하는데도 공공기관이 업무 처리 지연을 이유로 차일피일 미루는 경우도 현실에서는 종종 발생합니다. 이럴 때는 법이 정한 강제 의무를 위반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적극적으로 민원을 제기하거나 행정심판 등의 구제 절차를 밟을 수 있어야 합니다.
전문가들이 조언하는 법령 독해 요령
법률 전문가들은 일반 시민들이 법령을 읽을 때 문장 구조를 분석하는 요령을 익히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고 조언합니다. 법조문은 보통 주어, 요건, 효과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누구든지 어떤 조건을 갖추었을 때 어떤 행동을 하여야 한다 또는 할 수 있다는 식으로 전개됩니다.
법조문을 읽을 때는 먼저 주어가 누구인지 확인하고, 그 뒤에 붙는 조건이 나와 나의 상황에 정확히 부합하는지 따져봐야 합니다. 그 다음 마지막 서술어를 확인하여 이것이 강제 사항인지 선택 사항인지 체크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이 순서만 지켜도 법률 문서가 전하고자 하는 핵심 메시지를 오해 없이 파악할 수 있습니다.
인터넷이나 뉴스에서 법 개정 소식을 접할 때도 정부가 국민에게 새로운 권리를 준 것인지, 아니면 국민에게 새로운 의무나 부담을 지운 것인지를 판가름하는 가장 쉬운 척도가 바로 이 두 표현입니다. 법안의 취지가 규제를 풀고 자율성을 주는 것이라면 할 수 있다는 표현이 주로 늘어나고, 사회적 안전망을 강화하거나 부작용을 막기 위한 규제 강화라면 하여야 한다는 표현이 늘어나게 됩니다.
비용을 아끼는 현명한 법적 대응 방법
법적 분쟁에 휘말리거나 권리를 주장해야 할 때 변호사나 법무사 같은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확실하지만, 매번 자문을 구하는 것은 상당한 비용 부담이 됩니다. 평소에 법령과 계약서의 기본 문장 구조를 읽는 눈을 길러두면 불필요한 비용과 시간을 크게 아낄 수 있습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 같은 공공 웹사이트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하면 전국의 모든 법령을 무료로 검색할 수 있습니다. 억울한 일을 당하거나 궁금한 행정 절차가 있을 때 해당 법령을 직접 검색하여 관련 조문을 찾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때 검색창에 키워드를 넣고 조문을 읽으면서 이 부분은 기관이 해줘야 하는 것인지, 아니면 내가 요청해도 거부할 수 있는 것인지를 꼼꼼히 대조해보아야 합니다.
스스로 법조문을 분석하여 내가 가진 권리가 강제 규정인 하여야 한다에 근거하고 있음을 확인했다면, 공공기관에 민원을 넣거나 내용증명을 보낼 때 훨씬 더 당당하고 논리적인 근거를 제시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억울하다고 호소하는 것보다 법조문의 구체적인 문구를 인용하며 이 법에 따라 이행하여야 한다고 적시하면 상대방의 태도가 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처럼 작은 법률 상식을 갖추는 것 자체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내 권리를 지키는 가장 강력하고 경제적인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과 답변
할 수 있다가 적혀 있어도 나중에 강제로 요구할 수 있나요
원칙적으로는 상대방이 재량을 가지고 선택하는 사안이기 때문에 강제로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다만, 오랜 관행이나 신뢰를 형성하여 상대방이 당연히 해줄 것으로 믿게 만들었다면 예외적인 주장이 가능할 수도 있으나 법적으로 확실한 보장을 받기는 어렵습니다.
하여야 한다고 적혀 있는데 담당 공무원이 안 해준다고 버티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이는 명백한 법령 위반이자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상급 기관에 민원을 제기하거나 이의신청, 행정심판, 행정소송 등의 절차를 통해 시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법적 구제 수단이 비교적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계약서에 이 두 표현을 혼용해서 쓰면 법적으로 어떤 효력이 발생하나요
계약서의 내용이 모호할 때는 작성자에게 불리하게 해석되거나 전체적인 계약 취지와 문맥을 따져서 해석하게 됩니다. 따라서 중요한 권리와 의무를 다룰 때는 혼용하지 말고 명확하게 의무는 하여야 한다로, 재량은 할 수 있다로 구분하여 작성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민간 기업의 사내 규정이나 약관에도 이 법칙이 똑같이 적용되나요
그렇습니다. 사내 규정이나 약관 역시 법의 테두리 안에서 작성되며 계약 당사자 간의 약속이기 때문에, 하여라고 규정된 사항은 회사가 지켜야 하고 할 수 있다고 규정된 사항은 재량 사항으로 해석됩니다. 다만 관련 법령에 위배되는 약관 내용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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